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맨체스터 시티: 형제의 도시에서 형님이 되기까지, 시티의 재도약

by knowledge-in 2025. 12. 14.

산업도시 맨체스터의 두 얼굴

19세기 산업혁명의 중심지, 맨체스터는 석탄과 철, 그리고 노동자의 땀으로 성장한 도시였습니다. 이곳에는 오랜 세월 서로를 의식하며 공존해 온 두 축구 클럽이 존재합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과거 오랫동안 시티는 유나이티드의 그늘에 가려진 ‘동생 팀’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오늘날 맨체스터 시티는 전술, 시스템, 운영 전반에서 세계 축구의 기준을 제시하는 구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창단과 초창기 — 노동자의 팀에서 시민의 구단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역사는 1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산업화로 인해 빈곤과 범죄가 심각했던 지역에서, 교회 청년회가 사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창단한 팀 ‘세인트 마크스(St. Mark’s)’ 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 팀은 지역 사회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고, 1894년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 Football Club) 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초창기 시티는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구단이었습니다. 노동자 계층이 중심이 된 응원 문화, 그리고 지역 공동체를 대표하는 ‘시민의 클럽’ 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홈구장 메인 로드(Main Road) 는 언제나 지역민의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영광과 몰락 — 잉글랜드 챔피언에서 하부리그까지

1937년, 맨체스터 시티는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이듬해 곧바로 강등되는 극단적인 결과를 경험하며, 시티의 역사는 늘 극적인 흐름을 반복하게 됩니다.

1960~70년대는 시티의 첫 황금기로 평가됩니다. 감독 조 머서(Joe Mercer)말콤 앨리슨(Malcolm Allison) 의 지휘 아래

  • 1968년 리그 우승
  • 1969년 FA컵 우승
  • 1970년 유럽 컵위너스컵 우승

을 차지하며 맨체스터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재정난과 경영 불안이 이어지며 팀은 점차 하락세를 걷게 되었고, 1998년에는 결국 3부 리그(현 리그 원) 까지 추락하는 시련을 겪게 됩니다.

“그 시절 시티 팬이 된다는 것은, 결과보다 헌신을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재기의 시작 — 에티하드 시대의 개막

2003년, 맨체스터 시티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합니다. 맨체스터 동부 재개발 지역에 건설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이후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홈구장을 이전하며 구단의 인프라를 현대화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경기장 이전이 아니라, 구단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었습니다.


2008년 — 아부다비 인수와 대변혁

2008년,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Abu Dhabi United Group) 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의 역사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듭니다.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Sheikh Mansour) 는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이는 단순한 스타 영입을 넘어 구단 운영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 시티는

  • 훈련 시설 및 유소년 시스템 강화
  • 세계적 선수 영입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 콤파니, 야야 투레 등)
  • 현대적 데이터·분석 중심의 운영 체계 도입

을 통해 빠르게 상위권 경쟁 구단으로 성장했습니다.


2011–2012 시즌 — 아구에로의 골, 역사를 바꾸다

2012년 5월 13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QPR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까지 1-2로 뒤지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는 93분 20초,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극적인 결승골로 리그 우승을 확정합니다.

“Agüerooooo!”라는 해설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44년 만의 리그 우승은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시티가 과거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리는 선언이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의 시대 — 축구 철학의 완성

2016년,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 감독의 부임은 맨체스터 시티를 전술적으로 완성된 팀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의 축구는 점유율 자체보다 공간의 활용과 움직임의 질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펩 체제의 핵심은

  • 후방 빌드업과 전방 압박의 조화
  • 센터백과 풀백의 역할 확장
  • 포지션 개념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시스템 축구

였습니다. 그 결과 시티는 2017–18 시즌 100포인트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22–23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트레블을 달성하며 구단 역사의 정점에 올랐습니다.


시티풋볼그룹 — 글로벌 축구 네트워크의 중심

오늘날 맨체스터 시티는 단일 클럽을 넘어 시티풋볼그룹(City Football Group, CFG) 의 핵심 구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지역 클럽 역할
유럽 맨체스터 시티, 지로나, 트루아 핵심 거점
남미 몬테비데오 시티, EC 바히아 유망주 육성
북미 뉴욕 시티 FC 브랜드 확장
아시아 뭄바이 시티 시장 확대

대표 선수들

시대 선수 특징
2000s 리차드 던, 숀 라이트필립스 재건기의 상징
2010s 아구에로, 실바, 콤파니, 야야 투레 전성기의 핵심
2020s 케빈 더 브라위너, 엘링 홀란드, 로드리 펩 시스템의 중심

맨체스터의 주도권 — 변화된 도시의 상징

과거 맨체스터의 축구 정체성은 붉은색이 상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중심은 하늘색으로 이동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통을 대표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미래를 설계하는 클럽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현대 축구의 진화 과정 그 자체입니다.”


맨체스터 블루의 시대

맨체스터 시티의 역사는 몰락에서 시작해 혁신으로 완성된 이야기입니다. 자본의 힘을 넘어, 철학과 시스템으로 정상에 오른 팀. 그리고 그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맨체스터는 여전히 두 색으로 나뉘지만, 현재의 시대를 상징하는 색은 분명합니다.

Manchester is Blue.

이번 글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어떻게 ‘동생 팀’에서 맨체스터의 새로운 주인으로 올라섰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토트넘 홋스퍼: 젊음과 공격 축구의 상징, 손흥민이 빛낸 팀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의 흐름을 이어가겠습니다.